애플의 첫 Mac 탑재 자체 개발 SoC: M1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드디어 애플에서 자체 개발한 SoC를 탑재한 맥북을 발표했습니다. 자체 개발한 M1칩이 처음으로 들어갈 제품은 맥북 에어, 맥북 프로 13인치, 맥 미니입니다.
M1의 과거: iPad Pro의 A12Z/X
M1의 애플 발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존 iPad Pro에 들어갔던 A12X/Z를 기반으로 성능향상이 이뤄진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이 됩니다. A12X는 2018년 출시된 iPad Pro에 처음 선보였으며, 동일 패키지에 성능개선만 이뤄진 A12Z는 2020년 iPad Pro에 들어가 있습니다. 우선 아래 그림의 외관을 보시면, 애플의 SoC에 2개의 DRAM이 부착된 동일한 패키지 형태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성능이 구분되는 각각 4개의 CPU core (총 8개 Core), 8개의 GPU core, NPU 탑재 등 SoC내 구조가 동일하게 유지됩니다. 애플이 자체 Silicon의 Mac 탑재를 알리고 개발자들에게 준비 목적으로 제공한 Development kit인 Mac mini에 A12Z가 들어갔었던 점을 비추어 보면 M1이 A12Z의 연장선상에 존재한다는 추정에 좀 더 확신이 갑니다. 물론 M1은 L2 Cache size가 12MB로 증가했고 (A12X/Z는 8MB) 전체적인 성능 개선이 있었습니다. 7나노 TSMC 공정을 이용해 100억개의 Transistor가 들어갔던 A12X/Z에 비해 5나노 공정을 활용해 160억개의 Transistor가 들어간 M1은 늘어난 Transistor 수를 활용해 성능 개선을 개선시킬 수 있었겠죠.
M1의 현재: 기존 인텔 CPU를 뛰어넘는 성능
애플이 밝힌 성능은 ARM ISA 기반으로 만든 칩이 맞나 싶을 정도로 놀랍습니다. 이전글(파괴적 혁신 관점에서 본 ARM PC)에서 말했던바와 같이 ARM ISA 기반 CPU는 Intel이나 AMD가 개발하는 x86 ISA 기반 CPU보다 성능이 낮은, 스마트폰 등 저전력 환경에서나 경쟁력있는 기술로 여겨져 왔습니다. 아래 그림은 Anadtech에서 분석한 최고 사양의 Intel CPU와 Apple A 시리즈 칩의 성능 비교입니다[1]. 2015년에만 해도 애플의 A 시리즈는 Intel CPU의 절반 정도 수준이었지만 급격한 성능 향상 속도를 보이며 2020년에는 Intel CPU를 넘어서는 모양입니다. 물론 아래 그림에서 성능 지표로 나타낸 벤치마크 결과가 CPU의 성능을 100% 표현한다고 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도요.
구체적으로 애플이 밝힌 성능 개선폭을 살펴보죠. 애플은 인텔 CPU를 사용했던 기존 Macbook 대비 M1을 장착함으로써 CPU는 3.5배, GPU는 6배, 머신러닝은 15배 최대 성능 향상을 이뤘다고 홍보했습니다. CPU 성능 향상은 기본이고, GPU와 머신러닝 성능 향상이 엄청납니다. 이미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극강의 성능을 보여주던 Apple의 GPU는 실력 발휘를 하는 모양이고, SoC 내에서 머신러닝 연산을 담당하는 NPU는 Intel과의 큰 차이점입니다. Intel CPU 내에는 머신러닝만을 담당하는 IP가 없기 때문에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필요한 IP를 한 데 모아 SoC로 설계할 수 있다는 점도 Apple의 M1이 가진 장점입니다.
M1 탑재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의 차별화 포인트: 쿨링 팬
그런데 'M1을 맥북 에어와 프로에 다 넣는다면 맥북 에어를 사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말하면 '동일한 M1을 다른 Segment에 넣는다면 차별화를 어떻게 할 계획인가?'라는 물음으로 이어지죠. 물론 과거 인텔과 같이 동일 Chip을 생산한 후 성능 저하 및 일부 기능 비활성화를 통해 차별화를 할 수 있습니다. 제조사가 차별화를 위해 자체적으로 성능을 떨어뜨리는 것이죠. 하지만 제 생각하는 애플의 차별화 키는 쿨링 팬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확인할 수 있듯이, 더 높은 성능을 내기 위해 SoC는 더 빠른 속도로 동작하고 (Frequency의 증가) 이로 인해 발열량이 많아집니다. 쿨링 팬이 있는 모델의 경우는 외부 냉각 장치의 도움으로 계속해서 높은 속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없는 모델은 Throtlling을 통해 동작 속도를 늦추고 발열량을 조절합니다. 따라서 동일한 M1이 부착되더라도 쿨링팬의 도움을 받는 맥북 프로는 더 높은 성능을 낼 수 있죠.
M1의 미래: 후속 자체 개발 SoC(M2) 탑재 Mac은?
이번 발표를 보면서 드는 마지막 의문은 '그럼 나머지 Mac에도 자체 개발 SoC가 탑재될까?'입니다. 이번 발표된 맥북 에어, 멕북 프로 13", 맥 미니는 Mac 중 엔트리 모델이죠. 멕북 프로 16인치는 AMD 그래픽 카드와 전용 메모리(GDDR)이 들어가는 전문가용 모델입니다. 만약 미래에 후속 SoC인 M2가 개발되어 멕북 프로 16인치에도 자체 개발 SoC에 들어간다면 두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개별 그래픽 카드와 전용 메모리를 유지하면서 M2를 넣는 경우. 두 번째는 M2가 모든 그래픽 작업을 담당하며 외부 그래픽 카드는 장착하지 않는 경우. SoC가 기존의 외부 그래픽 카드를 대체하려면 상당한 성능 향상이 있어야 하는데, 왠지 지금까지 애플의 SoC가 보여온 성능 향상을 생각해 볼 때,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M1이 출시되기 전 "12개의 Core CPU가 탑재된 SoC"를 애플이 개발 중이라는 루머가 있었는데, 이 루머가 사실이라면 M1보다 강력한 성능을 가지며 외부 그래픽 카드까지 대체할 M2가 맥북 프로 16인치 및 iMac에도 탑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ARM PC 에코시스템의 미래: 긍정적 선순환
이전글(파괴적 혁신 관점에서 본 ARM PC)에서도 말했듯이 M1 탑재 Mac의 성공적인 확산 여부는 관련 에코시스템에 달렸습니다. 기존 Mac용 프로그램은 인텔, AMD가 사용하는 x86 ISA 기반이라 M1에 구동되기 위해서는 1) M1(ARM ISA)용 프로그램 개발 혹은 2) 기존 x86 ISA 프로그램의 변환이 필요합니다. 2)의 경우 Emulator인 Rosetta2를 애플이 공개했는데 아무래도 ARM ISA로의 프로그램 전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프로그램 구동 시간 증가에 따른 성능 저하는 피할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후에 M1 탑재 맥북을 사용하면 Rosetta2 구동으로 인한 시간 Penalty가 알려지겠죠. 아무래도 궁극적인 해결책은 M1용 프로그램 개발인데, 애플에서 자체 개발 SoC로의 전환에 대한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는 만큼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도 ARM ISA 기반 프로그램을 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변화에 따라 Qualcomm과 Microsoft도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겠죠. 이전글(파괴적 혁신 관점에서 본 ARM PC)에서 예상한 바와 같이, ARM ISA에 적합한 프로그램이 많이 출시되어 에코시스템이 활성화되면, Qualcomm과 Microsoft가 주도해온 Windows on ARM 프로젝트도 힘을 받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Windows on ARM은 ARM ISA 기반 SoC를 활용해 저전력은 달성했는데, 전용 프로그램이 없어 Emulator에 의존하다 보니 성능 하락이라는 한계가 있었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애플이 ARM PC 에코시스템을 활성화시키면 그로 인해 Qualcomm과 Microsoft가 혜택을 입을 것 같습니다.
[1] www.anandtech.com/show/16226/apple-silicon-m1-a14-deep-dive/4